2005년.

여름에 시작된 제 2의 인생.

귀농 인생은 그렇게 마을 분들과 어울리며 마치, 돌 지난 어린이처럼 모든게 새롭고,

모든게 생소한, 게다가 쉬운건 하나도 없는 ..ㅎㅎ 나날이 연속이다.

 

농사는 봄에 씨를 뿌리고 가을에 걷는다는것을 깨닫기 까지는 너무 멀었다.

이것을 깨달은것은 아마도 귀농 5년정도 지난 후였던것 같다.

 

2006년.

봄이왔지만, 아직도 무엇을 해얄지 감이 잡히질 않는다.

그렇다고, 마냥 놀고 먹을 수만도 없는일!

 

귀동냥으로 얻어들은 매실 농사에 손을 대보기로 했다.

 

나이가 많아 더이상 매실밭을 일구기 힘드신 분에게 밭을 임대해

어떻게 하면 매실을 잘 키울 수 있는지부터 배운다.

 

허나, 배운다고 어디 맘대로 되는가..

언제는 무슨 약을 치고 어떻게 하고,,, 복잡하기 그지없다.

에라 모르겠다. 책을보니, 친환경농법도 있고, 유기농법도 있다.

난, 그냥 유기농법을 하기로 한다. 그것도 내가 새로 만든 '직무유기농법'

 

정말 아무것도 하지않고, 열매가 열리기만을 기다렸다.

아니,, 한포에 2500원 하는 거름 100포정도 사다가 한 나무에 한 포씩

뿌려주긴 했다.

 

그거 뿌리고 나서 왜 이리 마음이 뿌듯한지...ㅎㅎ

 

약 한방울 치지 않은 매실나무는 내 예상(뭔가 잘 못 될것이 틀림없다는) 과는 달리

열매가 주렁..주렁,, 오메~~~

 

귀농하기전 알고 지낸 지인들 및 산악회 사이트에 '직무유기농' 매실을 판다고 올려놓았다.

 

이런것을 기적이라고 해야하나..

 

임대한 매실밭에서 나는 매실의 양은 약 1500키로정도,,

20여일간 주문받은 매실의 양이 자그만치 2000키로가 넘었다.

 

당췌!! 감당이 되질 않는다.

저 많은것을 어떻게 택배로 다 보내나...

 

그 첫해. 매실 농사를 하고 매실을 팔고했던 시간들..

새벽 5시에 일어나서 잠자리에 들면 새벽 1시.

하루 세끼 어느것 하나도 제대로 챙겨먹지 못했다.

 

새벽에 일어나 매실 따러 갔다가 7시쯤 돌아와서 싯고 후다닥 밥 먹고,

다시 매실밭에 가서 매실을 따고 점심은 대부분 라면으로 때우고,

오후 4시까지 딴 매실을 가져와서 마루에 널어놓고, 일일이 수작업으로

선별해서 나쁜것은 빼고, 좋은것들만 박스에 넣어 무게를 재서 송장을 쓰고,

붙이고 하는 작업들...

 

저녁밥은 빠르면 11시다. 새참이란걸 배운것도 이때다. 새참 없었으면 쓰러졌을거다.

그렇게 하루 종일 해봐야 200키로도 채 부치지 못한다. 정말 정말 힘들었다.

약 보름간 그 일을 하고나니, 몸무게가 3키로정도 빠졌다.

그렇지 않아도 얼마 안나가는데..ㅎ

 

귀농해서 첫번째로 돈을 번것이 바로 이 매실장사였다.

보름 일해서 번 돈은 자그만치 400만원정도,,,헉...!!

 

한달에 절반만 일하고 400이니 어느 도시 샐러리맨이 따를쏘냐..

오랜만에 삼겹살 사다가 코가 삐뚤어지도록 마시고 취했다.

그리고, 매실일 끝나고 나니 장마가 시작된다... 장마의 시작과 더불어 나는 놀기 시작했다.

 

뭐 딱히 할것도 없었다.

동네 형님들은 '민호야~ 고기 잡으러 가자~'

우리는 섬진강으로 고기를 잡으러 갔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그냥 놀러갔다.

낚싯대도 없고, .. 그냥 대나무에 실 매달고 끝에 바늘만 사다가

자기 집 항아리 들고 잡은 지렁이 껴서 고기를 잡으러 가는것이다.

그래도 잘 잡힌다. 그거 가져와서 매운탕 끓여서 소주 한잔 하고,,

 

그렇게 장마가 지나고 정말 무더운 여름이 시작됬다.

 

귀농 첫 해라고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지인들이 휴가를 얻어 많이 놀러왔다.

 

야.. 정말 좋은데 사는구만~~

너 정말 용기다 대단하다. 어떻게 시골 생활을 할 생각을 다했냐..

이곳에 연고라도 있냐..

 

오는 사람마다 하는 레파토리가 비슷...하다.

 

나는 그냥 매번 같은 말만 대답한다.

엄청 오래된 연고가 있다고,, 지리산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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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게 쓸려고 했는데, 길어집니다.. 3편은 짧게 마무리 해야겠네요~